행주기씨대종중

대동보 서문 / 발문 / 후기

1982년 8차보 다른 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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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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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8차보-다른-발문

詩有云, “枝葉未有害, 本實先撥.” 夫盈把之木, 無合抱之枝, 榮澤之水, 無吞舟之魚. 根薄則枝葉短, 源淺則川澤涸. 山林茂盛則禽獸歸之, 水淵深廣則魚龍生之. 是故, 求木之長者, 必固其根, 欲流之遠者, 必濬其泉. 況於一門族姓之尊祖承祧, 固根濬泉之道乎!
凡修譜之義, 所以奠系世而尊祖宗, 辨昭穆而知本支, 錫胤萬生, 弘徽百世, 可爲繼志述事之信史也. 百世之下, 崇祖報功之道, 齊明承祀, 順乎鬼神. 順乎鬼神則降福孔皆; 喪祭禮廢則人子恩薄, 人子恩薄則背死忘先者衆矣.
夫子以餼羊尊告朔之禮, 曾子以追遠求歸厚之道. 故黔首虔誠, 蒸畀祖妣, 以洽百禮, 則陰陽調, 三光清, 景福肸蠁. 所謂“林茂鳥棲, 獸淵深生龍”, 顧不在於斯歟! 小雅曰, “子子孫孫, 勿替引之.” 信斯言也. 式禮莫愆, 閱幾星霜. 年代浸邈, 杞宋無徵, 則祖宗杳茫, 遺烈不揚. 或寢廟斯傾, 烝嘗之位廢焉; 或遺澤僅及幾世, 私勝恩掩之蔽起焉. 如斯則豈所謂崇祖報功, 盛德百世必祀者哉!
凡我諸宗, 身屬同支, 誼敦一本. 故推慕於先祖之至, 而擴愛於無窮之遠. 屬會有時而團拜有禮, 廓阻閡而結渙散, 袪彼我而絕猜疑. 不以富貴驕之, 寒賤以微之, 毋以黨目設畦畛, 而貨利爲先. 護惜如肌膚, 倚伏若手足, 歡欣融液, 恩意流通. 能以袒免共爨之心, 篤百世之親, 以致一門無疆之福, 則豈異夫固根之木, 有合拱之枝乎!
嗟夫! 遭世竊位, 紱麟之祥久矣. 闕里蕭條, 不聞講誦之聲. 爲士者扭於彫薄苟簡之습, 而聖學則常骪骳以不振. 語道學則迷大本, 論事實則尚權道, 炫浮華而忘本實, 貴通達而賤名檢, 莫之紀綱, 禮儀廢壞, 彝倫不理, 混然無道. 其肢體之序與禽獸同節, 言語之暴與蠻髦不殊. 出則爲宗族患, 入則爲鄉里憂. 此害天理而亂人倫, 妨大道而敗風教. 不勝十寒衆楚之憂.
不肖襪線無長, 佔畢迂儒, 不堪世用, 終作江湖散人. 幸於螢爝之末, 依日月之明而苟存. 屬不佞叙其跋辭, 不獲不揆賤陋, 率爾以操觚, 揭其感慕祖宗族姓之根也.
根固則枝葉茂, 尊祖則永錫祚胤. 尊祖之道, 禘祭虔誠. 目下倫禮俱喪之際, 恐或祖宗崇慕肅敬日益陵遲, 同宗敦睦汎愛漸染嚚頑, 或不合乎隆殺之節, 而未盡乎委曲之情. 故余以此略叙蕪辭, 敢以是書之卷端, 爲以先祖似續之意云爾.

後孫 宇河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가지와 잎사귀는 아직 해를 입지 않았어도, 뿌리가 먼저 뽑힌다”라고 하였다. 대개 한 움큼밖에 안 되는 나무에는 아름드리 가지가 날 수 없고, 작은 못의 물에는 배를 삼킬 만한 큰 물고기가 살 수 없다. 뿌리가 얕으면 가지와 잎사귀가 짧고, 근원이 얕으면 시내와 못이 마르는 법이다. 산림이 무성하면 짐승들이 돌아오고, 못이 깊고 넓으면 물고기와 용이 생겨난다. 그러므로 나무가 자라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그 뿌리를 단단하게 해야 하고, 물이 멀리 흐르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그 샘 구멍을 깊게 파야 한다. 하물며 하나의 가문과 씨족이 조상을 존경하고 제사를 받드는 일에 있어서, 뿌리를 단단히 하고 샘을 깊게 파는 도리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무릇 족보를 수정하는 대의는 가문의 계통을 바로 세워 조상님들을 존경하고, 소목(昭穆, 차례)을 분별하여 본파와 지파를 알며, 수많은 후손에게 복을 내리고 백세에 걸쳐 가문의 빛나는 업적을 넓히는 것이니, 참으로 선조의 뜻을 이어받고 행적을 기술하는 믿을 만한 역사라 할 수 있다. 백세가 지난 뒤에도 조상을 숭상하고 그 공덕에 보답하는 길은, 재계하고 제사를 받들어 신명(귀신)을 순리대로 따르는 데 있다. 신명을 순리대로 따르면 내리는 복이 매우 클 것이요, 상례와 제례가 폐지되면 자식 된 자의 은혜와 정이 엷어질 것이니, 자식의 은혜가 엷어지면 죽은 이를 배반하고 조상을 잊는 자가 많아질 것이다.

공자께서 희생으로 바치는 양을 아까워하지 않고 매달 초하루의 고삭(告朔) 의례를 보존하려 하셨고, 증자께서는 조상의 먼 조상까지 추모(追遠)하여 백성들의 덕성을 두텁게 돌려놓고자 하셨다. 그러므로 백성들이虔誠(虔誠)을 다해 조상님들께 제사를 올려 온갖 예법을 융숭하게 합치시키면, 음양이 조화롭고 해와 달과 별이 맑아지며 큰 복이 보이지 않는 사이에 스며들게 된다. 이른바 “수풀이 무성해야 새가 깃들고, 못이 깊어야 용이 태어난다”는 말이 어찌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니겠는가! 《시경》 소아(小雅)에 이르기를, “자손들이 선조의 뜻을 바꾸지 말고 길이 이어가라” 하였으니, 이 말은 참으로 믿을 만하다. 예법에 어긋남이 없이 몇 해의 성서(세월)를 지내왔으나, 연대(年代)가 점차 아득해지고 고증할 문헌조차 없어지면 조상의 자취는 아득히 잊혀 가고 그분들이 남기신 훌륭한 업적은 드러나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혹 사당이 기울어져 제사가 폐지되기도 하고, 혹은 조상의 덕택이 겨우 몇 대에만 미쳐 사리사욕이 이기고 은혜를 가리는 가림막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된다면 어찌 이른바 ‘조상을 숭상하고 공덕에 보답하며, 성대한 덕을 백세토록 반드시 제사 지낸다’는 뜻이 되겠는가!

무릇 우리 모든 종친은 몸이 같은 지파에 속해 있고 의리는 한 뿌리에 돈독하다. 그러므로 선조를 추모하는 지극한 마음을 미루어 끝없는 먼 친척에게까지 사랑을 넓혀야 한다. 종친회가 열릴 때마다 함께 모여 절하는 의리를 갖추고, 가로막힌 장벽을 넓혀 흩어진 일가들을 결속시키며, 네 편 내 편을 없애고 시기와 의심을 끊어야 한다. 부귀하다고 해서 교만하게 굴지 말고, 빈한하고 천하다고 해서 업신여기지 말 것이며, 붕당을 지어 경계를 만들고 재물과 이익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서로를 내 피부처럼 아끼고 손발처럼 의지하며, 기쁨을 함께 녹여내어 은혜로운 마음이 통하게 해야 한다. 상복을 함께 입고 밥을 같이 먹던 돈독한 마음으로 백세의 친족을 두텁게 하고, 온 집안에 끝없는 복을 이르게 한다면, 어찌 뿌리가 단단한 나무에 아름드리 가지가 뻗어 나가는 것과 다르겠는가!

아, 슬프다! 세상의 도리가 어지러워져 자격 없는 자들이 자리를 훔치고 높은 벼슬을 얻는 기이한 일이 일어난 지 오래되었다. 공자의 마을(阙里)은 쓸쓸하여 글 읽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선비 된 자들은 경박하고 구차하며 간략하게 때우는 나쁜 습성에 얽매여 있고, 성현의 학문은 늘 굽어 들고 떨쳐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학(道學)을 말하면 큰 근본을 잃어버리고, 실무를 논하면 임기응변의 권도(權道)만을 숭상하며, 부질없는 화려함만을 자랑하고 근본적인 실체를 잊고 있다. 출세만을 귀하게 여기고 명예와 품행을 지키는 법도를 천하게 여기니, 기강이 서지 않고 예의가 폐지되어 파괴되었으며, 인륜의 법도가 다스려지지 않아 온통 무도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 행동의 차례는 부모 자식도 없이 짐승과 같고, 거친 언사는 오랑캐와 다름이 없다. 밖으로 나가면 씨족의 근심거리가 되고, 집으로 들어오면 향리의 걱정거리가 되니, 이는 천리를 해치고 인륜을 어지럽히며 대도를 가로막고 풍속과 교화를 무너뜨리는 짓이다. 참으로 한 사람이 덥히고 열 사람이 차갑게 하듯, 수많은 방해가 따르는 세상의 근심을 이기지 못하겠다.

못난 나는 아는 지식이 매우 짧고 책이나 읽는 융통성 없는 선비(迂儒)인지라 세상에 쓰이지 못하고, 끝내 강호의 한가로운 사람이 되었다. 다행히 보잘것없는 반딧불이 같은 미약한 목숨으로 해와 달 같은 조상의 밝은 덕에 의지하여 겨우 생명을 보존하고 있다. 보잘것없는 나에게 이 발문을 쓰라고 위촉하시니, 차마 나의 천하고 누추함을 헤아리지 못하고 문득 붓을 잡아 조상과 씨족을 사모하는 근본을 높이 들추어내는 바이다.

뿌리가 단단하면 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조상을 존경하면 후손들에게 영원히 복을 내려주신다. 조상을 존경하는 도리는 제사를 경건하고 정성스럽게 모시는 데 있다. 눈앞의 인륜과 예법이 모두 상실되어 가는 이때에, 혹시나 조상을 숭상하고 엄숙히 공경하는 마음이 나날이 쇠퇴하고, 동종(同宗)끼리 돈독하게 화목하고 널리 사랑하는 풍조가 점차 미련하고 완고한 데 물들어, 혹 예법의 조절에 합치되지 못하고 정성을 다하지 못할까 두렵다. 그러므로 나는 이로써 대략 거친 글을 서술하여 감히 이 책의 첫머리에 올리며, 선조들의 훌륭한 뜻을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뜻을 전하는 바이다.

후손 우하(宇河) 삼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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