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차보 다른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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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族譜之義何哉? 氏族之譜錄, 而收宗族長幼之名, 奠繁世以知其所自出, 辨昭穆以知其世序也.
於是, 百世不遷之大宗, 五世則遷之小宗, 乃是三從九親則別疏昵之序, 五服六親則等緦麻之心. 蓋人之心情, 其宗族遠則疏之, 彌遠則益疏, 而至于忘之. 此以身爲親疏, 而不以先人爲親疏也.
若己之子與兄之子, 吾視之則兩者, 始有異; 父視之則不知其異同矣. 推而上之, 祖父之孫爲從父兄弟, 曾祖父之曾孫爲從祖兄弟, 及推而上之, 至于無服. 雖天下之長者, 不能無親疏之隆殺矣. 於是制服, 不得不若是也. 然而推而上世, 愛其子孫之心則一也, 又豈以疏遠而忘之哉!
宗族以敦倫睦族爲先. 故書載堯典, 首陳睦族; 詩傳周德, 宗子維城. 乃是義莊之設, 蓋其於是. 錢公輔《義田記》曰, “范文正公方貴顯時, 置負郭常稔之田千畝, 號曰義田, 以養濟群族之人. 日有食, 歲有衣, 嫁娶喪葬, 皆有贍.”
嗟乎! 挽近世態炎涼, 西勢東漸. 紫色蛙聲, 敗常亂俗. 利欲之心紛拏, 恥畏之情轉寡. 盜心起於蕭牆之内, 剽掠生於骨肉之親. 草竊姦究, 闔境競逐. 葬彛倫攸斁, 弊世生靈.
余今修譜入梓之際, 鯫生不佞, 耄齡崦嵫, 迫身而肆筆弁言, 遂敢妄辯. 切偲因睦, 合族引伸. 義莊之設, 親親之恩, 行葦葛藟, 救恤振滯, 形於軫惻. 立愛惟親, 立敬惟長. 承先裕後, 閥閱右族. 畢萬之后, 必大期望. 寅虔耳.
檀紀四三三六年 癸未 南至節 后孫 宇河 謹序
무릇 족보(族譜)를 만드는 의의는 무엇인가? 씨족의 계보를 기록하여 종족 안의 어른과 아이의 이름을 거두고, 번성한 세대 속에서 내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알게 하며, 소목(昭穆, 차례)을 분별하여 세대의 차례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백세토록 사당을 옮기지 않는 큰 종가(大宗)와 5대 만에 제사를 옮기는 작은 지파(小宗)가 나뉘고, 8촌(三從)과 9족(九親)에 이르러 멀고 가까운 차례를 구별하게 되며, 상복을 입는 다섯 종류의 제도(五服)와 여섯 친족(六親)의 범위를 정해 가벼운 상복(緦麻)을 입는 마음의 차등을 두게 된다. 대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그 종족이 멀어지면 소원해지고, 더욱 멀어지면 더욱 소원해지다가 마침내 서로 잊어버리는 지경에 이른다. 이는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삼아 가깝고 먼 것을 따질 뿐, 조상을 기준으로 삼아 가깝고 먼 것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나의 아들과 형의 아들을 내가 바라볼 때는 두 아이가 서로 다르게 보이지만, 할아버지(아버지의 아버지)가 바라보실 때는 그 다르고 같음을 알지 못할 만큼 다 같은 자손이다. 이를 미루어 위로 올라가면 할아버지의 손자는 종형제(4촌)가 되고, 증조할아버지의 증손자는 종조형제(6촌)가 되며, 이처럼 위로 미루어 올라가다 보면 마침내 상복을 입지 않는 먼 친척(無服)에 이르게 된다. 비록 천하의 덕이 높은 어른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친소(親疏)의 차등이 없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복의 제도를 정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이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대를 위로 거슬러 올라가 조상의 처지에서 보면, 그 후손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하나일 뿐이니, 어찌 멀고 소원해졌다 하여 자손을 잊을 수 있겠는가!
씨족 사회에서는 인륜을 돈독히 하고 종족을 화목하게 하는 것(敦倫睦族)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서경(書經)》 요전(堯典)에서도 문중을 화목하게 하는 것을 가장 먼저 진술하였고, 《시경(詩經)》에서는 주나라의 덕을 전하며 "종가(宗子)의 요새와 같다"고 하였다. 옛날 성현들이 ‘의장(義莊)’을 설치한 것 역시 바로 이러한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공보(錢公輔)의 《의전기(義田記)》에 이르기를, “범중엄(范文正公)이 바야흐로 귀하고 현달해졌을 때, 성곽을 등진 기름진 밭 천 에이커(千畝)를 마련하여 ‘의전(義田)’이라 부르고, 그것으로 온 문중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구제하였다. 그리하여 날마다 먹을 것이 있고 해마다 입을 옷이 있었으며, 시집 장가가는 일과 초상과 장례에 모두 넉넉하게 보태어 주었다”라고 하였다.
슬프도다! 요즈음의 세태는 이익에 따라 달아오르고 식으며(世態炎涼), 서양의 풍조가 동양으로 점차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그리하여 정통을 어지럽히는 잡스러운 소리(紫色蛙聲)가 떳떳한 도리를 무너뜨리고 미풍양속을 어지럽힌다. 이익을 탐하는 마음은 어지럽게 얽혀 다투고,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은 도리어 적어졌다. 도둑질하려는 나쁜 마음이 한 집안(蕭牆) 안에서 일어나고, 재물을 빼앗는 짓이 골육 간의 친척 사이에서 생겨난다. 좀도둑과 간사한 무리들이 온 나라에서 다투어 치달으니, 마침내 인간의 도리(彛倫)가 무너져 파괴되어 이 허물어져 가는 세상의 백성들을 해치고 있다.
내가 지금 족보를 고쳐 인쇄(入梓)하는 즈음을 당하여, 이 보잘것없는 사람(鯫生)이 나이는 이미 서산에 해가 걸린 늙은 나이(崦嵫)가 되어 몸을 압박해 오지만, 감히 붓을 들어 책의 머리말(弁言)을 쓰며 망령되이 논해 본다. 부디 서로 간절히 권면하고 화목함을 바탕으로 삼아 온 종족의 결속을 넓혀 가야 한다. 옛날의 의장(義莊)을 설치하던 뜻과 친족을 사랑하는 은혜를 본받아, 《시경》의 행위(行葦)나 갈뢰(葛藟)의 시처럼 곤궁한 처지에 놓인 일가를 구휼하고 정체된 이를 도와주는 온정 어린 마음이 슬픈 측은지심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사랑을 세움은 마땅히 어버이로부터 시작하고, 공경을 세움은 마땅히 어른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선조의 뜻을 이어받아 후손을 넉넉하게 인도하는 명문거족(閥閱右族)이 되어, 옛날 진나라 필만(畢萬)의 후손들이 반드시 크게 번성할 것이라 예언했던 것처럼, 우리 가문도 반드시 크게 번성하기를 공경스럽고 간절히 바랄 뿐이다.
단기 4336년(2003년) 계미년 동지달(南至節)
후손 우하(宇河) 삼가 서문을 쓰다.
夫族譜之義何哉? 氏族之譜錄, 而收宗族長幼之名, 奠繁世以知其所自出, 辨昭穆以知其世序也.
於是, 百世不遷之大宗, 五世則遷之小宗, 乃是三從九親則別疏昵之序, 五服六親則等緦麻之心. 蓋人之心情, 其宗族遠則疏之, 彌遠則益疏, 而至于忘之. 此以身爲親疏, 而不以先人爲親疏也.
若己之子與兄之子, 吾視之則兩者, 始有異; 父視之則不知其異同矣. 推而上之, 祖父之孫爲從父兄弟, 曾祖父之曾孫爲從祖兄弟, 及推而上之, 至于無服. 雖天下之長者, 不能無親疏之隆殺矣. 於是制服, 不得不若是也. 然而推而上世, 愛其子孫之心則一也, 又豈以疏遠而忘之哉!
宗族以敦倫睦族爲先. 故書載堯典, 首陳睦族; 詩傳周德, 宗子維城. 乃是義莊之設, 蓋其於是. 錢公輔《義田記》曰, “范文正公方貴顯時, 置負郭常稔之田千畝, 號曰義田, 以養濟群族之人. 日有食, 歲有衣, 嫁娶喪葬, 皆有贍.”
嗟乎! 挽近世態炎涼, 西勢東漸. 紫色蛙聲, 敗常亂俗. 利欲之心紛拏, 恥畏之情轉寡. 盜心起於蕭牆之内, 剽掠生於骨肉之親. 草竊姦究, 闔境競逐. 葬彛倫攸斁, 弊世生靈.
余今修譜入梓之際, 鯫生不佞, 耄齡崦嵫, 迫身而肆筆弁言, 遂敢妄辯. 切偲因睦, 合族引伸. 義莊之設, 親親之恩, 行葦葛藟, 救恤振滯, 形於軫惻. 立愛惟親, 立敬惟長. 承先裕後, 閥閱右族. 畢萬之后, 必大期望. 寅虔耳.
檀紀四三三六年 癸未 南至節 后孫 宇河 謹序
무릇 족보(族譜)를 만드는 의의는 무엇인가? 씨족의 계보를 기록하여 종족 안의 어른과 아이의 이름을 거두고, 번성한 세대 속에서 내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알게 하며, 소목(昭穆, 차례)을 분별하여 세대의 차례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백세토록 사당을 옮기지 않는 큰 종가(大宗)와 5대 만에 제사를 옮기는 작은 지파(小宗)가 나뉘고, 8촌(三從)과 9족(九親)에 이르러 멀고 가까운 차례를 구별하게 되며, 상복을 입는 다섯 종류의 제도(五服)와 여섯 친족(六親)의 범위를 정해 가벼운 상복(緦麻)을 입는 마음의 차등을 두게 된다. 대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그 종족이 멀어지면 소원해지고, 더욱 멀어지면 더욱 소원해지다가 마침내 서로 잊어버리는 지경에 이른다. 이는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삼아 가깝고 먼 것을 따질 뿐, 조상을 기준으로 삼아 가깝고 먼 것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나의 아들과 형의 아들을 내가 바라볼 때는 두 아이가 서로 다르게 보이지만, 할아버지(아버지의 아버지)가 바라보실 때는 그 다르고 같음을 알지 못할 만큼 다 같은 자손이다. 이를 미루어 위로 올라가면 할아버지의 손자는 종형제(4촌)가 되고, 증조할아버지의 증손자는 종조형제(6촌)가 되며, 이처럼 위로 미루어 올라가다 보면 마침내 상복을 입지 않는 먼 친척(無服)에 이르게 된다. 비록 천하의 덕이 높은 어른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친소(親疏)의 차등이 없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복의 제도를 정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이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대를 위로 거슬러 올라가 조상의 처지에서 보면, 그 후손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하나일 뿐이니, 어찌 멀고 소원해졌다 하여 자손을 잊을 수 있겠는가!
씨족 사회에서는 인륜을 돈독히 하고 종족을 화목하게 하는 것(敦倫睦族)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서경(書經)》 요전(堯典)에서도 문중을 화목하게 하는 것을 가장 먼저 진술하였고, 《시경(詩經)》에서는 주나라의 덕을 전하며 "종가(宗子)의 요새와 같다"고 하였다. 옛날 성현들이 ‘의장(義莊)’을 설치한 것 역시 바로 이러한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공보(錢公輔)의 《의전기(義田記)》에 이르기를, “범중엄(范文正公)이 바야흐로 귀하고 현달해졌을 때, 성곽을 등진 기름진 밭 천 에이커(千畝)를 마련하여 ‘의전(義田)’이라 부르고, 그것으로 온 문중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구제하였다. 그리하여 날마다 먹을 것이 있고 해마다 입을 옷이 있었으며, 시집 장가가는 일과 초상과 장례에 모두 넉넉하게 보태어 주었다”라고 하였다.
슬프도다! 요즈음의 세태는 이익에 따라 달아오르고 식으며(世態炎涼), 서양의 풍조가 동양으로 점차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그리하여 정통을 어지럽히는 잡스러운 소리(紫色蛙聲)가 떳떳한 도리를 무너뜨리고 미풍양속을 어지럽힌다. 이익을 탐하는 마음은 어지럽게 얽혀 다투고,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은 도리어 적어졌다. 도둑질하려는 나쁜 마음이 한 집안(蕭牆) 안에서 일어나고, 재물을 빼앗는 짓이 골육 간의 친척 사이에서 생겨난다. 좀도둑과 간사한 무리들이 온 나라에서 다투어 치달으니, 마침내 인간의 도리(彛倫)가 무너져 파괴되어 이 허물어져 가는 세상의 백성들을 해치고 있다.
내가 지금 족보를 고쳐 인쇄(入梓)하는 즈음을 당하여, 이 보잘것없는 사람(鯫生)이 나이는 이미 서산에 해가 걸린 늙은 나이(崦嵫)가 되어 몸을 압박해 오지만, 감히 붓을 들어 책의 머리말(弁言)을 쓰며 망령되이 논해 본다. 부디 서로 간절히 권면하고 화목함을 바탕으로 삼아 온 종족의 결속을 넓혀 가야 한다. 옛날의 의장(義莊)을 설치하던 뜻과 친족을 사랑하는 은혜를 본받아, 《시경》의 행위(行葦)나 갈뢰(葛藟)의 시처럼 곤궁한 처지에 놓인 일가를 구휼하고 정체된 이를 도와주는 온정 어린 마음이 슬픈 측은지심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사랑을 세움은 마땅히 어버이로부터 시작하고, 공경을 세움은 마땅히 어른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선조의 뜻을 이어받아 후손을 넉넉하게 인도하는 명문거족(閥閱右族)이 되어, 옛날 진나라 필만(畢萬)의 후손들이 반드시 크게 번성할 것이라 예언했던 것처럼, 우리 가문도 반드시 크게 번성하기를 공경스럽고 간절히 바랄 뿐이다.
단기 4336년(2003년) 계미년 동지달(南至節)
후손 우하(宇河) 삼가 서문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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